스물

불안정에 기대어 버텨내는 밤자락 설렘에 기꺼이 속아주는 마음 이면 낭만이 자리하지 못하는 틈에서 괴로워라 아우성 미지근한 눈물이 깃드는 곳 재단하기에 치우하기에 참 모자란 나이라 꿈은 그런 이유와 저런 변명으로 끝끝내 남아 환상으로 변주된 널 부단히 쫓으려 하나 너는 환청으로만 남기를 바라는 것 같아 분명히 들은 앳된 음성을 기억에서 내어주는 손끝 눈물이 ...

우리의 사랑은 번잡한 교차로에서 쉼 없는 교차로에서 우리의 사랑은 기다리고 또 지나치고 선홍빛의 풋사랑은 달곰한 5월의 열매여서 지독한 이브의 사과여서 우리는, 어쩌면 청산하지 못한 죄와 벌의 응집체 사랑하고 싶었지만 사랑할 수 없었다 사랑받고 싶었지만 사랑받지 못하였다 종일이 휴일이던 심장에 부산스레 찾아온 설렘은 남은 날을 모조리 앗아 소유할 듯하다 꾸...

way back into love

눈썹을 한참이고 찌푸리고 흐린 눈 억지로 움켜쥐어야 보이는 어리숙한 아이들의 꽃망울들 지나온 회한과 지나가는 시간들과 그새 또 지나쳐버린 갖가지 아쉬움을 알지도 못하면서 어찌저리 가슴 아리게 빛나는지 어지러운 방 한 편에 이 밤은 이제야 끝나는 듯 반가운 엔딩 크레딧을 보여주면서도 내가 빚을 진 사람들을 보여주는지 내 마음에 빚을 진 사람들을 보여주는지 지...

유채꽃 만발해 이리저리 흩날리면 사월아, 네가 보고 싶다 밤을 밝히던 맑은 눈동자와 어여쁘게 웃으면 수줍게 보이던 보조개와 재잘재잘 너의 일상을 말하던 우리의 일상 사월아, 그리운 사월아 너를 보고 싶지 않다 한 말은 실로 네가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네가 미치도록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리움 따윈 모른 채 꼭 그러안고 마음 따라 한 땀 한 땀 매만지고 ...

아와 비아의 투쟁의 기록

고즈넉이 내려앉은 고독의 아득함 아래 나와 너는 두 눈을 맞잡고 애설프게 도망친 애상인지 허상인지 나는 너와 황홀히 황혼을 걷고 걸어 소리 없이 사무친 상처를 걷고 걸어 달이 지고 해가 지고 끝을 기다리는지 끝을 도망치는지 너인지 나인지 그곳을 걸으면 가끔이 영원이 되고 염원이 상실이 되고 기억이란 미학이라 길을 헤쳐왔는지 길을 헤매왔는지 모든 것이 미궁이...

산란히 뿌려지고 부서지는 마음이 유유히 흘러가고

큐피드, 열렬히 타오르는 태양을 향해 날아가리 큐피드, 내리쬐는 빛깔에 기대어 항해 그렇게 살아가리 다프네, 멀어지지 말아요 멎을듯한 모래언덕에서도 월계수 잎은 꽃을 감싸고 뿌리를 내려 나무가 되니 덕분에 오늘도 한 줌의 숨을 안단테, 그러니 한걸음 그렇게 내일을 그렇게 쉬어요